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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람의 궁전
나호열 시인/詩

번개의 죽음

by 丹野 2009. 6. 4.

 

 

 

 

번개의 죽음 / 나호열

 

 

 

울컥,

아기 단풍나무 아래

한 줌 재로 너를 뿌릴 때

눈물이 돋아 올랐다


눈물이 짠 까닭은

내 안에 바다가 있음이나

미처 알지 못한 세월이 너무 길었던 것


비록 말은 통하지 않았으나

너는 눈빛으로 우리의 부질없음을

받아들였나

동공에 가득한 눈물 그대로 맺혀

감지 못한 눈


헤어지려거든

살아서 뒤돌아 가라

살아서 그리움이라도 쌓인다면

그 또한 행복한 일


너는 말이 없고

대답이 없고

먼데서 천둥이 치고


오늘은 바람도 온통 잿빛이구나

 

 

2009. 06.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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