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바람의 궁전
이탈한 자가 문득/향기로 말을거는 詩

거미의 방 / 이재무

by 丹野 2009. 3. 8.

 

 

거미의 방

 

이재무


먹이에 눈먼 날파리로 달려가마

나의 온 생을 가두어다오 끈적끈적한

그대 사랑의 감옥 안에

갇히고 싶다 파닥거리는 동안이

님이 준 삶의 선물이리라

거미여, 보여다오 모습을.

언제나 숨어서 내 생의 전부를 관장하는

그대여, 오늘도 나는 보이지 않는

그대 촘촘한 그물 속으로 투신한다

갇히는 희망 그대여, 늘 깨어 아픈

내 野生을 잠재워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