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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람의 궁전
이탈한 자가 문득/향기로 말을거는 詩

그럼에도 불구하고 / 신채린

by 丹野 2009. 2. 21.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채린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도 흘러간다

물이 되지 못한 채로

물 위에 뜬 채로

부유하면서 

온갖 의심스런 것들과

더불어 흘러간다

흘러가야지

흘러가야지 

물이 되고 싶었던 기억은

잊어야지

어디론가 물 흐르는 데로

흘러가야지 

당신도 같이 흘러가야지

어딘가에 고여

부패를 기다리는 건

오만이야 

기만이야

흘러가며 본다

흐르지 못하고

썩어 가는 것들을

흐르고 싶으나

너무 무거운 것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