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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람의 궁전
이탈한 자가 문득/향기로 말을거는 詩

번지는 것은 눈부시다 / 신채린

by 丹野 2009. 2. 21.

 

 

 

번지는 것은 눈부시다

 

신채린

 

구절초 하얗게 핀 묵정밭을 지난다

갈바람에 흔들리는 여린 꽃대들

풀섶으로 잔잔히 번져가는 흰 물결이

눈부시다

 

슬픔도 잔잔히 번져가는 것이다

나에게서 너에게로

너에게서 그에게로

그러나 기쁨도 그렇게 번져가는 것이다

 

사람아

네가 슬플 때 너만 슬픈 것이 아니다

네 슬픔이 물결처럼 번져 나가

우리 같이 가슴 아린 것이다

네가 기쁠 때

네 기쁨 역시 물결처럼 번져 나가

우리 같이 화들짝 꽃피는 것이다

 

구절초 하얗게 핀 묵정밭을 지난다

갈바람에 흔들리는 여린 꽃대들

풀섶으로 잔잔히 번져가는 흰 물결을 보라

묵정밭도 저렇듯 눈부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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