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클라마칸
류승도
많은 사람들이 걸어갔다
허기진 자들이 찾는 곳 바람과 불모의 성지,
상인과 승려가 병사 마적 도망자가 갈증을 피해 갈증으로
모래바람 속 뼈 하나씩 묻고 갔다
사막의 밤, 별을 헤는 것은 시인만이 아니었다
달그락 달그락 걸어가는 하얀 뼈의 무리도 본 듯했다
투루판을 거쳐 타클라마칸을 건너 당도한 카스도
오래 머물 곳은 아니었다 낙원의 축임이 그렇다는 듯,
발자국 지워진 또 다른 사막의 입구였다
얼마나 더 가야 파미르일까 낙타의 얼굴은 왜 눈물자국인가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 자가 많았다
간혹 돌아오기도 하였는데 뼈가 아예 없거나 뼈인 채로
장황하거나 꽉 입을 다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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