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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람의 궁전
나호열 시인/詩

우체통이 그립다

by 丹野 2008. 10. 19.

         

 

 

 

 

           

     

     

    우체통이 그립다 / 나호열

     

    사람들 사이에 오래 서있으나

    누구를 기다리는 지 한 걸음도 움직이지 않는다

    사람들 사이에 그는 보이지 않는다

    속에 무엇이 있나 하고 궁금해 하는

    따뜻한 손은 찾아보기 힘들다

    쓰다 버린 폐지

    구겨버린 전단지

    휴지와 담배꽁초

    쉬임 없이 매일 생산되는

    버려야 할 것들

    그 누구도 기다림에 익숙하지 않다

    기다림이 익고

    그리움이 물들고

    눈물이 포도주가 되는 그 시간을

    기다리지 않는다

    사람들 사이에 우체통이

    어느 날 이름을 바꾼다

    사람들 사이에 쓰레기통이

    섬처럼 떠있을뿐  

     

     

       p r a h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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