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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람의 궁전

이탈한 자가 문득1775

전준엽 - 빛의 정원에서 전준엽'빛의 정원에서 2006. 3. 13.
말과 글 그리고 자부심을 획득한 1990년대 한국의 여성시 말과 글 그리고 자부심을 획득한 1990년대 한국의 여성시 정효구(문학평론가, 충북대 교수) 1. 문제를 제기하며 본지에서 '여성시 특집'란을 별도로 마련하였지만, 사실상 단순한 성의 구분에 따라 여성시를 별칭하고 그들의 시를 따로 모아서 다루는 게 어색할 정도로, 지금 이 땅의 여성시는 남성시와 .. 2006. 3. 9.
Claude Theberge - 3 Claude Theberge - 3 Étreinte "Embrace" Le Chat noir "The Black Cat" Les Naufragés "The Shipwrecks" Les Tulipes blanches "White Tulips Une Nuit au Pont-Neuf "A Night at Pont-Nuef" Octobre "October" Novembre "November" Décembre "December" La Course "The Race" Scénario "Scenario" 2006. 3. 6.
슬픈 꿈 / 안영희 슬픈 꿈 안영희 고즈넉이 어두워지는 겨울의 창을 바라보면 생각난다 萬鍾驛 근처 허름한 밥집 저 혼자 끓고 있는 찌게 냄비와 그 탁자 사이 두고 문득 사내가 하던 말 100일만 주어진다면, 우리가 딱 그만큼만 살고 갈 시한부라면 널 데리고 아프리카로 가겠어 거길 가면 아직도 원시로 살고 있는 그런.. 2006. 3. 6.
개기 일식 / 박남희 개기 일식 박남희 산그늘에 들고 나서야 겹쳐질 때 내 몸이 어두워진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산그늘에 핀 꽃을 보고나서야 겹쳐진 빛이 내 몸에 온전히 스며들어 어둠과 한 몸이 되는 것이 사랑이라는 것을 알았다 산그늘에서 벗어난 후에야 빛과 어둠의 어쩔 수 없는 친화력을 우주의 엄청난 장력으로.. 2006. 3. 6.
바람이 또 나를 데려가리 영화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 '체리향기' 등의 감독으로 잘 알려진 압바스 키아로스타미의 사진전이 이달 26일부터 다음달 15일까지 서울 사간동 금호미술관에서 열린다. 키아로스타미는 우리나라에 이란을 대표하는 감독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그가 시인이자 사진작가로도 활.. 2006. 3. 5.
흔들리는 것들 / 나희덕 흔들리는 것들 나희덕 저 가볍게 나는 하루살이에게도 삶의 무게는 있어 마른 쑥풀 향기 속으로 툭 튀어오르는 메뚜기에게도 삶의 속도는 있어 코스모스 한 송이가 허리를 휘이청 하며 온몸으로 그 무게와 속도를 받아낸다. 어느 해 가을인들 온통 들리는 것 천지 아니었으랴 바람에 불려가는 저 잎새.. 2006. 2. 21.
기억의 자리 / 나희덕 기억의 자리 나희덕 어렵게 멀어져간 것들이 다시 돌아올까봐 나는 등을 돌리고 걷는다. 추억의 속도보다는 빨리 걸어야 한다. 이제 보여줄 수 있는 건 뒷모습뿐, 눈부신 것도 등에 쏟아지는 햇살뿐일 것이니 도망치는 동안에만 아름다울 수 있는 길의 어귀마다 여름꽃들이 피어난다, 키를 달리하여 .. 2006. 2. 21.
다음 생의 나를 보듯이 / 나희덕 다음 생의 나를 보듯이 나희덕 어느 부끄러운 영혼이 절간 옆 톱밥더미를 쪼고 있다. 마치 다음 생의 나를 보듯이 정답다. 왜 하필이면 까마귀냐고 묻지는 않기로 한다. 새도 짐승도 될 수 없어 퍼드득 낮은 날개의 길을 내며 종종걸음 치는 한 生의 지나감이여 톱밥가루는 생목의 슬픔으로 젖어 있고 .. 2006. 2. 21.
소리에 기대어 / 나희덕 소리에 기대어 나희덕 가로수 그늘에 몸을 기대고 앉아 밤하늘을 올려다본다. 별 몇개가 떨어졌는지 잡풀 뒤에 숨어서 누가 울고 있다. 쓰르라민가, 풀무친가, 아니면 별빛인가 누구인들 어떠랴 머리를 가득 채우는 저 소리, 충만을 이내 견디지 못하는 나는 다시 하늘을 본다. 눈 멀어지니 귀도 멀어.. 2006. 2.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