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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람의 궁전

丹野의 깃털펜335

어느 날 오후 어느 날 오후 / 김경성 엎어져서 울고 싶은 날 굵은 소금 뿌려놓은 생 조기, 같은 구름이 도봉산 꼭대기에 걸려 있었다 깃털 달린 풀씨 멈칫거리는 낯선 버스에 몸을 싣고 소금에 절여진 조기처럼 버스 차창에 기대었다 춤을 추는 먼지의 속도만큼, 천천히 손을 내밀어 얼굴을 감쌌.. 2009. 3. 15.
마애불 옷자락에 숨어들겠다 마애불 옷자락에 숨어들겠다 시 : 김경성 그림 : 김성로 붉나무 잎이 돋기 전에 그 산에 들어가고 말았다 다릅나무 가지를 제치고 마애불을 만나러 올라가다가 산 중턱에 멈춰 서있는 물푸레나무 한 그루 제 속을 비우고 빈 가지로 그물을 만들고 있다 허공에 던져놓은 나무 그물에 걸린 .. 2009. 2. 23.
물컹한 슬픔 2 / 김경성 물컹한 슬픔 2 -사과나무 시 : 김경성 그림 : 김성로 한 사람이 무릎 꿇고 앉아 먹을 갈았다 맑은 물이 먹의 몸속으로 스며들어 제 빛을 잃었을 때 그는 마음속의 심지를 꺼내서 그림을 그렸다 붓끝이 휘어질 때마다 나는 부러질 듯 몸을 구부렸다 화선지 너머까지 나아갈 수 없었다, 화선.. 2009. 1. 10.
[스크랩] 도리사 석탑 / 김경성                         도리사 석탑                        시 : 김경성               &.. 2008. 12. 15.
나비 그림자를 움켜쥐다 소요산 자재암 p r a h a 나비 그림자를 움켜쥐다 / 김경성 삼성각 처마 밑에 앉아 자재암 지붕 위로 미끄러지는 햇빛을 읽는다 초겨울 볕은 시리고 한 나무가 한 나무의 속으로 들어가 엉킨 실타래처럼 풀 수 없는 그림자를 만들어서 서리꽃 끌어내지 못하고 나뭇잎 소름 돋았다 긴 .. 2007. 12.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