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말하는 걸 들었네
파울 첼란
나는 말하는 걸 들었네,
물 속에는 돌과 동그라미가 있고
물 위에는 말이 있어
돌 주위에 동그라미를 놓느리라.
나는 나의 버드나무가 물가로 내려가는 걸 보았네,
나는 그 가지가 마치 팔처럼 깊은 데로 뻗치는 걸 보았네,
나는 그 뿌리가 하늘을 향해 밤을 기원하는 걸 보았네.
나는 버드나무를 쫓아가지 않았네,
나느 오직 땅바닥에서 네 눈 모습을 한
부스러진 빵 조각과 귀족을 읽었네,
나는 너의 목에서 말의 사살을 벗겨내어
빵 조각이 놓여 있는 식탁을 장식했네.
그리고 나의 버드나무는 보이지 않았네.
[시집]'죽음의 푸가' 에서-청하출판
'이탈한 자가 문득 > 풍경 너머의 풍경'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시아의 색채/폴 자쿨레 판화 (0) | 2006.04.30 |
---|---|
파울 첼란-시는 언어가 나타나는... (0) | 2006.04.24 |
비우니 향기롭다 - 박범신 (0) | 2006.04.17 |
죽음의 푸가 Todesfuge - 파울 첼란 (0) | 2006.04.14 |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 밀란 쿤테라 (0) | 2006.04.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