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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람의 궁전
이탈한 자가 문득/풍경 너머의 풍경

나는 말하는 걸 들었네 -파울 첼란

by 丹野 2006. 4. 17.

 

 

나는 말하는 걸 들었네

 

파울 첼란

 

 

나는 말하는 걸 들었네,

물 속에는 돌과 동그라미가 있고

물 위에는 말이 있어

돌 주위에 동그라미를 놓느리라.

 

나는 나의 버드나무가 물가로 내려가는 걸 보았네,

나는 그 가지가 마치 팔처럼 깊은 데로 뻗치는 걸 보았네,

나는 그 뿌리가 하늘을 향해 밤을 기원하는 걸 보았네.

 

나는 버드나무를 쫓아가지 않았네,

나느 오직 땅바닥에서 네 눈 모습을 한

부스러진 빵 조각과 귀족을 읽었네,

나는 너의 목에서 말의 사살을 벗겨내어

빵 조각이 놓여 있는 식탁을 장식했네.

 

그리고 나의 버드나무는 보이지 않았네.

 

 

 

 

[시집]'죽음의 푸가' 에서-청하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