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바라보는
끝까지 그 자리에 있었다. 끝이라는 말은 시작이라는 말
끝은 또 다른 시작이었다. 모두가 사라진 바다는 온통 은유의 세상이었다.
흐릿한 별이 제 모습을 조금씩 비춰주기 시작하고, 바다 깊숙이 가라앉은 태양은 빛으로 말을 하였다. 그 빛을
받아 적는 바다는 표현할 수 없는 미묘한 빛으로 말을 하는데, 그 말을 받아 적으려면
수십 만년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속에 온전히 들어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나의 온 생애가 출렁거렸다.
잃어버린 것이 많아서 허무하다는 생각이 문득문득 들기도 했었는데, 그것은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다.
온전히 내 안에 있는 것을 내가 읽지 못한 것임을 어둠이 내려앉은 바다 끄트머리에 서서 깨달았다.
모든 정답은 내 안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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