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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람의 궁전
사진과 인문학/가깝고도 먼 섬

섬에 닿았습니다

by 丹野 2021. 10. 6.

 

 

 

섬에 닿았습니다.

 

 

 

 

 

 

 

 

 

 

 

 

 

 

 

 

 

 

 

 

 

 

 

 

 

 

 

 

 

 

 

 

 

 

 

그 섬에 가서 무엇을 보았는지 물어본다면 무어라고 대답해야 할까요?

 

나무 밑에 앉아서 물이 빠지기를 기다리는 시간이 너무나도 고요하고 아름다웠습니다.

 

바다가 보이는 언덕에  앉아서

바다를, 새들을, 수평선이 보이지 않는 해무 그 너머를, 그리고

부드러운 바람이 세상 모든 것들을 어루만지며 지나가는 것을 바라봤습니다.

 

서서히 물이 빠지는 순간, 새들이 바닷가에 모여들었습니다.

그 자리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가슴 벅차도록 충만한 하루였습니다.

얼마나 오랜만에 길을 나섰는지 마음이 저릿했습니다.

 

이렇게, 

생이 흘러갑니다. 

소리 내지 않고 고요하게요.

 

2021. 10. 01. 섬에 닿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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