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에 닿았습니다.
그 섬에 가서 무엇을 보았는지 물어본다면 무어라고 대답해야 할까요?
나무 밑에 앉아서 물이 빠지기를 기다리는 시간이 너무나도 고요하고 아름다웠습니다.
바다가 보이는 언덕에 앉아서
바다를, 새들을, 수평선이 보이지 않는 해무 그 너머를, 그리고
부드러운 바람이 세상 모든 것들을 어루만지며 지나가는 것을 바라봤습니다.
서서히 물이 빠지는 순간, 새들이 바닷가에 모여들었습니다.
그 자리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가슴 벅차도록 충만한 하루였습니다.
얼마나 오랜만에 길을 나섰는지 마음이 저릿했습니다.
이렇게,
생이 흘러갑니다.
소리 내지 않고 고요하게요.
2021. 10. 01. 섬에 닿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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