팽목항, 4월
- 이 땅 부모들의 절규
나호열
돌아오너라
그 말은 차마 목울대를 넘지 못하고
목 쉰 파도만 가슴을 할퀸다
저기,
돌아오는 배 안에 제발 누워 있지 않기를
차라리 눈이 먼 채로 믿고 싶구나
어디 먼 곳
섬으로 살아있기를
영영 기다리는 것이 나을지 몰라
돌아오라
그 말이 두려워
자꾸 시선은 수평선을 멀리 멀리
밀어놓는데
그래도 듣고 싶은 말
살아 있어 살아 있어
스치며 지나가는 갈매기의 울음에도
눈물이 터진다
가슴에 가득
이제 남아있는 세월은
사월 뿐이다
꽃이 펴도 서럽고
꽃이 지면 더 아쉬운
잔인한 사월 뿐이다
▼
누가 누구를 위로하랴. 누가 누구를 원망하랴..우리 모두가 죄인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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