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바다
- 신두리에서
나호열
이놈아, 받아 적거라!
어딘들 바다가 아니고
누군들 바다가 아니겠느냐
길을 버린 생의 행간으로 달려드는
일만 마리의 말발굽 소리
다시 읽으려 하니
일 만 송이
꽃 지는 소리
저 부풀어 오른 보자기
나비 매듭을 깨물어 보는 밤
모래, 해당화, 바람, 발자국......
한 몸을 이룬 그것들의 인연이
오무렸다 펴는 손바닥 실금으로 깊어질 때
이 한 줄의 책은 더욱 두꺼워져
한 생生으로 읽을 수 없다
-『시와 정신』2013년 가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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