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네 마그리트의 창
하도 하늘이 푸르러
연을 날릴까
낚싯대를 드리울까 하다가
두레박을 깊이 내렸다
탯줄이 끊긴 연은 결국
총총한 별이 되었고
뭉툭한 낚시고리는 구름 한 장 낚지 못하였는데
두레박은 아직도 허공을 내려가는 중이다
손바닥만한 마음의 창도 갖지 못한 사람들에게
저 푸른 하늘 한 조각이면
맑은 창 하나 너끈히 만들어
욕심내지 않은 세상을 바라보게 할 수 있을 텐데
저렇게 하늘이 푸른 것은
수많은 새들의 하염없는 날갯짓과
먼 길 마다하지 않은 발자국이 채워진 까닭
절망의 밤
수틀에 얹힌 별들이 아프게 돋아올랐던 까닭
저 푸른 하늘을 깜냥껏 나눠가질 수 있어
조금은 더 배고파도 넉넉하겠다
다시올문학 2013년 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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