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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람의 궁전
나호열 시인/詩

알츠하이머의 집 / 나호열

by 丹野 2013. 1. 25.

 

 

알츠하이머의 집 / 나호열

  

검은 머리 때 아닌 메밀꽃밭으로 바뀌더니

거뭇거뭇 죽은 새싹이 돋아오르는 나이

더 이상 살아야 재미없다는

진담과 허언의 그 사이에서

기뻐해도 죄가 되는

슬퍼해도 죄가 되는 시간이 길다

 

 

누가 내 평생통장을 훔쳐갔어

믿을 사람 아무도 없어

여기는 내 집이야

늦기 전에 너도 네 집으로 돌아가라는

겨우살이의 후안무치를 어찌하랴

 

 

여기가 내 집인데 네가 여기 왜 있어!

등을 떠밀리며 내 집에서 쫓겨났다

 

 

 

 

 

다시올문학 2013년 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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