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의 집 / 나호열
검은 머리 때 아닌 메밀꽃밭으로 바뀌더니
거뭇거뭇 죽은 새싹이 돋아오르는 나이
더 이상 살아야 재미없다는
진담과 허언의 그 사이에서
기뻐해도 죄가 되는
슬퍼해도 죄가 되는 시간이 길다
누가 내 평생통장을 훔쳐갔어
믿을 사람 아무도 없어
여기는 내 집이야
늦기 전에 너도 네 집으로 돌아가라는
겨우살이의 후안무치를 어찌하랴
여기가 내 집인데 네가 여기 왜 있어!
등을 떠밀리며 내 집에서 쫓겨났다
다시올문학 2013년 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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