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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람의 궁전
나호열 시인/詩

나호열 / 눈빛으로 말하다

by 丹野 2011. 2. 16.

 

   눈빛으로 말하다

     

     

       나호열

     

     

    떠나보지 않은 사람에게

    기다려 보지 않은 사람에게

    손아귀에 힘을 주고 잔뜩 움켜쥐었다가

    제 풀에 놓아버린 기억이 없는 사람에게

    독약 같은 그리움은 찾아오지 않는다

     

    달빛을 담아 봉한 항아리를 

    가슴에 묻어 놓고

    평생 말문을 닫은 사람

    눈빛으로 보고

    눈빛으로 듣는다

     

    그리움은 가슴 속에서 피어나는 꽃

     

    그저 멀기만 하다

    멀어서 기쁘다

     

     

     

     

    - 시집 『 눈물이 시킨 일』 시학시인선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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