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싹을 노래함 · 2 / 나호열
눈이 있는가
굳센 팔이 있는가
어디 힘차게 디딜 다리 힘이 있는가
견고한 땅을 밀어내며
얼굴을 내미는 새싹은
오래 전 부터 준비하고 있었던 것이다
봄으로 말미암아 땅의 틈새가 벌어지기를
기다렸던 것이 아니다
오래 전 부터 얼음과 눈으로 덮혀있는
침묵을 조금씩 들어올려
이윽고 땅의 틈새로 하늘을 받아들였던 것이다
눈 먼 채로
벙어리인 채로
혼자 커 가는 그리움처럼
Minor Blue - David Darl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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