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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람의 궁전
나호열 시인/詩

연꽃 / 나호열

by 丹野 2010. 7. 17.

 

 

 p r a h a

 

 

  연꽃

                  나호열

 

  진흙에 묻힌, 그리하여 고개만 간신히 내민 몸을 보아

서는 안된다고 네가 말했다. 슬픔에 겨워 눈물 흘리는 것

보다 아픔을 끌어당겨 명주실 잣듯 몸 풀려나오는 미소

가 더 못 견디는 일이라고 네가 말했다.

 

 

 

 

 

연꽃

                   나호열

 

 

연꽃 속에도 길이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네

누군가를 처음 그리워할 때처럼

눈 감고도 갈 수 있는 길이 불꽃 속에 숨어 있음을

그대의 눈빛을 보고 알았네

진흙 속에 뿌리를 내리고도 어쩌면 저리

소중한 그 무엇을 감싸 안은 두 손 모양 경건하냐고

두 손 모두어 거두어들인 그 무엇이 또 무엇이냐고

묻는 나에게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 비 한 방울이 또르르

연꽃 속으로 들어가서는

아직도 아직도 길이 멀어서인지

날 저물도록 기별이 없네

 

  

 

 

 


Mizoguchi Hajime - Theme of Miduk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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