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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에 관한 비망록 / 나호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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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30일 마라톤대회에 참가했다. 예정된 코스가 바뀌어 상암동 월드컵 경기장에서 한강 북변 고수부지를 따라 성수대교를 돌아오는 시멘트 길이었다. 봄볕에 풀들은 연한 초록으로 빛나고 있었고, 강물은 가슴께로 알맞게 출렁거렸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새마을호가 달리는 그 시간 동안 천국과 지옥이 번갈아 가면서 머리속에 아른거렸다. 자꾸만 이 고통스런 현실이 천국일지 모른다는, 고통을 감내하며 도착한 골인지점이 천국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멈추지 않았다. 결국 상암동 월드컵 경기장을 출발하여 다시 같은 장소로 돌아오는 것... 生, 그 아득함....
- 2003년 6월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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