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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람의 궁전
나호열 시인/詩

느티나무 / 나호열

by 丹野 2009. 10. 27.

       

                                                                                                                                          p r a h a

         

         

         

        느티나무 / 나호열

         

         

         

        다스리지 못한 마음을 생각한다
        동구밖을 생각한다
        가 보지 못한 길과
        마을을 생각한다

        그곳에 마을이,
        사람이
        모르는 마음이 있었다

        천 년이 지나도록
        자신의 쓰임새를 모르는
        느티나무의 그늘이
        한겹씩의 주름을 일으키는
        파도가 되어 걸어온다

        저만큼 느티나무는
        베어질 그날을 기다리며
        기둥이 될지
        돛대가 될지
        숯이 될지
        의자가 될지 ……

        어느덧 느티나무는
        천연기념물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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