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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람의 궁전
이탈한 자가 문득/향기로 말을거는 詩

생각했다 / 석여공

by 丹野 2009. 4. 6.

                                                                                                                             p r a h a

       

       

      생각했다

       

      석여공

       

       

      살면서는 바람에게서 사리나 수습해

      아이들 젖니 같은 시나 몇 편 쓰고

      그도 못 잊을 것들 있거든

      내 정강이뼈에 묻어둔 토씨나 건져

      싸리나무 게송이나 몇 줄 새기고

      밥풀 닮은 꽃가지나 아름아름 새기고

      그러다 가면 좋으리

      죽어서는 목련꽃잎 저 촉수에 목덜미 찔려가며

      꽃잎에 흐르는 더듬이와 눈짓이나 주고받고

      그러면 좋으리

      한 세상 해 저문 바위에 기대어

      생각한다

      아는 체하는 구름 있거든

      한들거리는 꽃모가지 되어

      흔들어 줘야지

      소풍 같은 내 인생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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