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의 벽화 · 7
얼음 이야기
나호열
오래전에 묻었다. 전별도 없이 투명하고 각진 그것을, 깊이 꺼낸 만큼 깊이 묻었다. 다시는 이 바람 앞에 눈물 흘리지 마라, 사전 한 권의 언어를 이제는 잊어라, 결빙의 시대에는 얼음만이 매장되리라. 뜨거운 가슴을 바람으로 동여매고 깊이 묻었다.
그 자리에 풀이 무성하다. 그 풀을 딛고 나무 한 그루가 자라난다. 나무 한 그루가 푸른 하늘을 데려오고, 푸른 하늘이 동박새를 데려왔다. 동박새의 목소리 멀리 퍼져 나가고 그 나무 아래에 서성거리는 한 사람이 있다. 나무를 더듬으며 그는 자꾸 헛손질을 한다.
내 얼음 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