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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람의 궁전
나호열 시인/詩

한아름

by 丹野 2009. 3. 3.

       

      한아름 / 나호열


       

      왼 손과 오른 손이 닿으면

      보이지 않는 원이 하나 생깁니다

      찬 밥 한 덩이 얻어들고

      두 손 안에 감쌌던  밥그릇

      그만큼 자라고 또 자라

      이 세상에 쿵쾅거리는 심장이

      또 있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된

      한번은 누구나 얼싸 안았던 그가 떠나고

      떠나지 않고 기다려주는 나무의 체온을

      느낄 때도 그러하였으나

      이제는 두 팔을 뻗어 깍지 낀 손

      텅 빈 밥 그릇

      한 평생 배운 허기가 가득합니다

      한아름

      이 아득하고 미쁜

      기도하거나 

      가슴께로 모아지는 이 말의 반지름은

      눈물 한방울

       

       

       


      Theme from East of Ed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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