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짝은 몸을 간직한다
권현영
문짝 떨어져 나가고
구멍 뚫려
죽은 짐승의 눈처럼
쓸쓸하다
깊은 우물을 메우고 있는 집
온몸 열린 그 집 마당서
개망초꽃 점점히 희푸르게
때를 잊지않고
저녁연기를 피워 올린다
사람의 키만큼 자라 왁자지껄하게
아낙들처럼
밥 짓는 냄새를 풍긴다
파경 뒤에도 물큰 살내를 풍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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