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보라 속으로 떠나는 여행
고성만
유리창에 눈발이 날린다 아,
참 예뻐라 한 여자가
환영처럼 떴다 사라진 자리
입김 흐린 자국만 남긴 채
잠시 그쳤다가 다시 흩날리는 눈
못내 아쉬운 나는 잎 진 나무 사이
장작을 가득 실은 짐차 타고 들어가
난로의 불빛이 번지는 실내에서
뜨거운 찻잔 혹은
독한 술잔을 쥐고
일기에 관한 서적을 뒤적거리거나
앞으로 영영 겨울이 없어질지 모른다는
걱정에 이르러 눈 속에 피었다 지는
산다화의 안부를 묻는다 천천히
만을 거슬러 곶에 도착한 여객선
창가에 앉아있는 꿈,
또 다시 퍼붓다 그친
눈보라의 행로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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