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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람의 궁전
이탈한 자가 문득/향기로 말을거는 詩

눈보라 속으로 떠나는 여행 / 고성만

by 丹野 2009. 3. 1.

 

 

 

눈보라 속으로 떠나는 여행

 

고성만

 

유리창에 눈발이 날린다 아,

참 예뻐라 한 여자가

환영처럼 떴다 사라진 자리

입김 흐린 자국만 남긴 채

잠시 그쳤다가 다시 흩날리는 눈

못내 아쉬운 나는 잎 진 나무 사이

장작을 가득 실은 짐차 타고 들어가

난로의 불빛이 번지는 실내에서

뜨거운 찻잔 혹은

독한 술잔을 쥐고

일기에 관한 서적을 뒤적거리거나

앞으로 영영 겨울이 없어질지 모른다는

걱정에 이르러 눈 속에 피었다 지는

산다화의 안부를 묻는다 천천히

만을 거슬러 곶에 도착한 여객선

창가에 앉아있는 꿈,

또 다시 퍼붓다 그친

눈보라의 행로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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