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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람의 궁전
이탈한 자가 문득/향기로 말을거는 詩

당신의 입속 / 고영민

by 丹野 2009. 2. 21.

 

 

 

당신의 입속

 

   고영민

 

   여섯살 된 딸이 생선을 먹다가 목에 가시가 걸렸다 밥

한 숟가락을 떠 씹지 말고 삼키라 했다 딸아이는 울며 입

속의 밥을 연신 우물거린다 씹지 말고 삼켜라 그냥 씹지

말고!

   어릴 적 나도 호되게 생선가시 하나가 목에 걸린 적이

있다 밥이 삼켜지지 않았다 아버지는 직접 밥 한 숟가락

을 떠 꿀꺽, 씹지도 않고 삼켜 보였다 그리고 아, 입을 벌

려 당신의 입속을 나에게 보여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