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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람의 궁전
이탈한 자가 문득/향기로 말을거는 詩

앵두 / 고영민

by 丹野 2009. 2. 21.

 

 

 

   앵두

 

   고영민

 

   그녀가 스쿠터를 타고 왔네

   빨간 화이바를 쓰고 왔네

 

   그녀의 스쿠터 소리는 부릉부릉 조르는 것 같고, 투정

을 부리는 것 같고

   흙먼지를 일구는 저 길을 쐥,하고 가로질러왔네

   가랑이를 오므리고

   발판에 단화를 신은 두 발을 가지런히 올려놓고

   허리를 곧추세우고,

   기린의 귀처럼 붙어 있는 백미러로

   지나는 풍경을 멀리 훔쳐보며

   간간, 브레끼를 밟으며

 

   그녀가 풀 많은 내 마당에 스쿠터를 타고 왔네

   둥글고 빨간 화이바를 쓰고 왔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