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바람의 궁전
나호열 시인/詩

바람 옷

by 丹野 2009. 2. 5.

 

 

 

 

바람 옷 / 나호열



직각으로 떨어지는 햇살과

투명하다 못해 깨질 것 같은 옥빛 하늘이 만나면

사막이 되지

사막이 키우는 애비 없는 바람은 저 홀로 울음을 배워

갈 길을 잃은 사람의 옷이 되지 혼이 되지

가끔 꽃 피는 기색에 온 몸을 떠는 밤이 지나고

무거워진 바람의 무늬만 떨어져

전갈의 눈물은 열병과 오한으로  한 생애를 증명하지

나보다 덩치가 큰 슬픔의 허물

바람 옷 속에서 돋아나는 선인장의 백 년 묵은 꿈


나는 아직 태어나지 않았다

 

 

 

 

 

'나호열 시인 >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멋대로, 적당하게   (0) 2009.02.05
눈 내린 후   (0) 2009.02.05
화병 花甁   (0) 2009.01.31
옛사랑을 추억함 外  (0) 2009.01.30
노을 시편 모음  (0) 2009.0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