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바람의 궁전
이탈한 자가 문득/향기로 말을거는 詩

서안에서는 사람이 빛난다 / 김윤배

by 丹野 2009. 1. 23.

 

                                                                        서안 /  p r a h a

 

 

 

 

서안에서는 사람이 빛난다

 

김윤배

 

 

서안을 밟았던가 혹 서안이 나를

밟고 지나간 것은 아니던가 모래 바람

내 안 가득하니 시간의 켜켜에 깃들인 뼈들

메마른 기침을 한다 여름 아지랑이 속의 서안은

타클라마칸을 향해 가는 가물가물한 통증이었다

황토 분진의 서안이 조용히 사막을 향해 가며

성곽, 그 견고한 언약을 허물고 있는데 내가

나를 허무는 통회의 서안에 전설처럼 어둠 온다

서안에선 백 년이나 2백 년은 순간이어서

나는 먼지처럼 가볍다 언약의 가벼움을 말하던 너는

나보다 먼저 서안을, 아니 시간의 켜켜한

골짜기를 알고 있었나 보다 별들 흐려

부끄러운 서안의 밤하늘,

사라진 이름들 보일 듯하다

호텔로 돌아오는 불결한 도로에는

사람들이 넘친다 저 많은 서안 사람들을

이끌고 가는 언약의 힘을, 그 굴종과 배반의

아름다움을 서안 사람들 표정에서 읽는다

아직도 도굴되지않은 언약에 대한 믿음이

정금처럼 빛나는 저 묵묵한 서안 사람들

 

 

               p r a h 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