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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람의 궁전
사진과 인문학/소래 폐염전

폐허 / 부다페스트의 밤처럼

by 丹野 2008. 12. 22.

 

 

 

 

햇빛이 반짝이는 겨울바닷가의 모든 것들이

부다페스트의 밤처럼, 황홀하도록 아름답지만

내 가슴은 먹먹했다.

 

 

그때, 영웅광장에서 몇십 미터만 가면 글루미썬데이 영화에 나왔던 레스토랑이 있다고 했었는데,

그곳을 가보지 못했다.

언젠가는 꼭 가보리라 마음 먹고 있으니, 정말 언젠가는 닿을 수 있으리라...

 

 

홀로 진흙길을 걷고 있는데

갑자기 말발굽 소리가 났다.

바닷가에서, 폐염전에서......뒤돌아보니 검은 말 한 마리 달려온다.

옆으로 피하려고 했지만 피하지 못했다.

천천히 걸어가던 말이 갑자기 몸을 흔들자 말위에 타고 있는 남자도 몸을 옆으로 구부리며

균형을 맞추었다.

억새밭 너머로 아득하게 사라졌다.

말이 사라지고 난 후에 보니, 화석처럼 깊게 발자국이 찍혀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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