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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람의 궁전
나호열 시인/詩

그녀의 소설

by 丹野 2008. 12. 21.

 

                  

 

             그녀의 소설 / 나호열

         

        언제부터의 동행인지

        발걸음을 슬쩍 끼워 맞추며 물었다

        주인공이 될 수는 없을까요

        그는 산을 오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대관령을 넘자 소금기가 섞인 어둠이 밀려오고

        시종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지나가는 것보다는 나을지 모르지요

        아, 그 말 슬퍼요 지나가는 바퀴, 지나가는 바람이

        얼마나 아픈지 몰라요

        길은 시작도 끝도 없는 것

        입으로 토해내는 거미줄 같은 것

        끝나는 것으로부터 시작되는 소설 인가요

        말하자면 회상의 기법

        추억을 되새김하다 보면 생이 끝날지도 모르지요

        내용이 궁금하면 아침을 기다리면 될 것이다

        이 깊은 밤의 안개가 걷히면

        아득한 절벽 끝에 서 있는 주인공을 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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