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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람의 궁전
나호열 시인/詩

조롱 밖의 새

by 丹野 2009. 1. 3.

                                                                                                               p r a h a

       

      조롱 밖의 새 / 나호열

       

       

      간밤의 두통은 문을 두드리는

      부리로 쪼아대는 듯한 그대의 절규 때문이다

      내 안에 있는데 밖에서 열 수 밖에 없는 문고리는

      팔이 닿지 않았기 때문이다

      소량의 물과

      한 웅큼도 안되는 양식과

      차양막 사이로 간간히 들어오는 햇빛

      그대는 수인처럼 내 속에서 울었다

      그 때마다 전설이 송두리째 사라져 버린

      숲을 생각하고

      상쾌한 아침을 꿈꾸었다

      두통이 그치고

      울음이 그치고

      간밤의 절규는 빈 밥통과

      물통이 스스로 소리 내었던 것

      나를 벗어나

      날아가지 못하는 꿈은

      쓰레기 통 속으로 조용히 처박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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