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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람의 궁전
나호열 시인/詩

눅눅하다

by 丹野 2008. 8. 1.

 

 

 
 
 

 

눅눅하다 / 나호열
 
세월은 빠르게 가고 추억은 느리게 온다 
마치 깊은 산에서 잃어버린 메아리처럼 
밑창이 닳은 얼굴로 내 앞에 앉는다 
혼자 듣는 음악이 식고 
혼자 마시는 차가 흘러간다 
느리게 낡아가는 웃음을 
새장 속에서 꺼내도 날아갈 줄 모른다 
어느 사람에게 추억은 사막을 펼쳐 놓거나 
깊고 눅눅한 숲을 읽는 것이리라 
나머지 남은 생은 잃어버린 낙타를 찾거나 
나무 이름을 다시 외우는 일이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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