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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람의 궁전
사진과 인문학/소래 폐염전

폐허 / 소래포구, 오동나무 곁으로

by 丹野 2008. 5. 2.

  오월 소래포구, 오동나무 곁으로 

 

 

문득, 아주 문득이었다.

해당화꽃은 어떻게 되었을까 갈대밭은 조금 푸르러졌을까

궁금한 것이 많았다. 

 

소래포구, 바닷바람이 불어서인지 서울보다 조금더 늦게 잎이 피는지 아직 많이 푸르지는 않았다. 

 

소래포구 폐염전이 있는 곳.

그곳에서 내가 좋아하는 보라보라 오동꽃을 만났으니.....

떨어진 오동꽃 주워 코끝에 대어보니 달콤하고 진한 꽃향기.

오동나무 곁으로 걸어갔다.

오동나무 꽃 떨어진 자리에 서있었다. 

 

 

 

  

 

 

 

 

 

 

 

 

 

 

 

 

 

 

 

 

 

 

 

 

 

 

 

 

 

 

 

 

 

 

 

 

 

 

견고한 슬픔 4     (그냥 생각나는대로 적어보는....) 

 

금방이라도 무너져내릴 듯 위태로운 폐허

문 여닫는 사람 없어도 오동꽃은 피고 진다

초여름 갯벌 소금꽃으로 덮였다

마음의 빗장  닫아걸고

붉은 눈물 흘리는 폐염전

다시는 뒤돌아보지 않으리라, 내 눈물 닦으며 돌아서는데

어디서 날아와 뿌리내렸는지 제비꽃 가득 차 있다

대 발자국 찍히는 자국마다 가득 차오르는 갯물 뚫어서

지도에도 없는 집을 짓고 드나드는 칠게

꼬막꼬막 찍힌 발자국 번득거려 눈이 부시다

저리 작은 몸이어도  제 몸 뉘일 집 한 칸 지어놓고

뻘밭 곳곳에 문자를 남기며  세상을 바라보는데

나는 그 무엇하나 가진 것 없이

내 마음의 지도 한 장 그려놓지 못하고

바람에 묻혀 다니고 있는지

아직 꽃 피지 않은 해당화 가시에

핏물 나도록 문지르며 마음 추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