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바람의 궁전

사진과 인문학/길40

스치다 스치다2017. 12. 27 국립현대미술관 2018. 1. 4.
누군가를 기다려본 적 있는지요. 누군가를 기다려본 적 있는지요. 버스는 빠르게 달렸습니다. 뒤로 물러서는 것들 중에는 그 자리에 오래 서 있는 것들도 있었습니다. 2층 지붕의 방앗간, 금방 무너질 것만 같은 빈 집 그 사이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가 있었습니다. 기다림의 시간이 이런 것이라고 하염없이 제 몸을 흔들며.. 2017. 9. 21.
접속 접속 2017. 9. 20.
여름비 # 01 여름비 어느 시간이어도 꽃은 피고 진다. 추울수록 환해지는 한 겨울 상고대처럼 여름꽃은 비가 내릴 때 더 빛이 난다. 연잎 위에서 빙그르르 돌다가 둥근 몸에 홍련빛 흠뻑 담고서 조르르르 제 길을 찾아가는 빗방울 2017. 7. 16.
꿈꾸는 길 2017. 7. 9.
사랑 후에 오는 것들 사랑 후에 오는 것들2017. 5월 성북동길에서 2017. 6. 19.
사과꽃가지를 물고 날다 사과꽃가지를 물고 날다 꽃이 피고 지는 사이에 어디에선가 울고 있는 것들이 있고 이제 막 새로운 집을 지으며 꿈길에 들어서는 이도 있으니 사과꽃가지를 물고 높이 솟아오르는 새를 보았다. 한 가족이 오롯하게 식사를 하고 잠을 자는 따뜻한 집이 하늘에 떠 있었다. 2017. 4. 29.
먼 길 먼 길 2016. 6. 6.
[관곡지]교감 4307 2015. 7. 12.
실크로드 실크로드 실크 로드 김경성 신당동 집 아래층 양복공장 실크로드에서 카펫을 짜던 사람이 있다 새벽부터 시작되는 재봉틀 소리 사막으로 돌아갈 길의 지도를 그리고 있다 안개 걷히지 않은 새벽 여섯 시 낙타를 타고 먼길 떠나는 사람의 손끝 아린 비단 실 씨실 날실 그가 걸어갈 길의 무늬를 그린다 온종일 걸어도 끝이 보이지 않던 길 돌아보면 발자국은 바람에 지워져 있었다 밤새 짜던 카펫 속 길, 모퉁이에 앉아 마시는 박하차처럼 마음 끝에 걸리는 알싸한 실타래는 다음 날 새벽이 오도록 멈추지 않는다 길을 벗어나지 못했다 재봉틀 소리를 타고 실크로드를 걷는다 샹그릴라는 멀지 않다 - 시집 『 와온 』 문학의 전당 2010 4297 2015. 6.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