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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람의 궁전
이탈한 자가 문득/풍경 너머의 풍경

게르하르트 리히터-"베티"

by 丹野 2006. 4. 10.

 

'베티' 가 벽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의 몸이 따스했다, 그녀의 머리카락이 부드러웠다.

 

 

 

 


*게르하르트 리히터-"베티"

 

현대 생존작가 중 몇 손가락 안에 드는 거장으로 꼽히는 독일 작가 게르하르트 리히터(71)


베티’는 작가가 1978년 그의 딸을 사진으로 찍고 그것을 10년 후 옮겨 그린 회화로
리히터가 고민해 온 사진과 회화의 연관성을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유명한 작품이다.

화면 속 베티는 손으로 바닥을 짚고 상체를 앞으로 기울이고 있지만
고개가 뒤로 돌려져 얼굴은 잘 보이지 않는다.

그녀의 시선이 닿을 법한 곳에는 아무 것도 없다.
검은 배경 속에 화려한 질감으로 강렬하게 다가오는

베티의 모습은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이라는
철학적 물음을 제기하는 동시에 추상과 구상, 사진과 회화 등
장르적 경계를 허문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