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등(風燈)
강인한
그대의 손이 사라진다.
전 생애의 적막이 사라진다.
제 뿌리를
지하에서 지상으로 끌어올려
나무들이 배경에서 떠나가는 시절이다.
어두운 하늘 속
저마다 혼자씩 사라진다.
그대의 손이 내 비루한 추억을 뿌리치고
사라진다.
어두운 하늘 속을
하늘보다 더 어두운 마음 안고
이승엔 듯 저승엔 듯
낙엽이 진다.
―시집 《장미열차》 2024
《불교평론》 2024년 여름호
'이탈한 자가 문득 > 향기로 말을거는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떠다니는 관棺 / 김승필 (0) | 2024.06.11 |
---|---|
적벽 외 2편 / 조용미 (0) | 2024.06.05 |
창신빌라 외 1편 / 김승필 (0) | 2024.05.29 |
시인의일요일 - 고성만 <파씨 있어요?> (0) | 2024.05.26 |
라탄 코스터 / 전형철 (0) | 2024.04.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