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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람의 궁전
이탈한 자가 문득/향기로 말을거는 詩

와잠臥蠶 / 류미야

by 丹野 2022. 5. 23.

와잠臥蠶

 

      류미야

 

 

 

   어둠의 모양은 사각이 분명하다

   무성한 그 모서리, 사각대지 않고는 그런 깊은 그늘을 기를 수 없는 일이다 모진 잠 귀퉁이를 서걱서걱 파먹으며 한 줄기 푸른 꿈을 순하게 길어 올리는, 소금꽃 눈가 어룽진 얼굴 하얀 누이야, 사는 건 그렇게 때로 그루잠 드는 일이다

   둥글게 나를 껴안고 슬픔을 잊는 일이다

 

 

 

           —계간 《詩로 여는 세상》 2022년 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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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미야 / 1969년 진주 출생. 경상대학교 사범대 국어교육과 졸업. 서강대학교 교육대학원 국어교육 전공. 2015년 월간 《유심》 신인상 시조 당선. 시조집 『눈먼 말의 해변』 『아름다운 것들은 왜 늦게 도착하는지』. 웹진 《공정한 시인의 사회》발행인 겸 주간

 

 

 

출처  / 푸른시의 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