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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람의 궁전
이탈한 자가 문득/향기로 말을거는 詩

별쇄본 봄밤 / 박세현

by 丹野 2013. 4. 5.

     

     

     

     

    별쇄본 봄밤

     

     

    박세현

     

     

    C도로에서 좌회전, 국민은행 옆에 차 박고, 청명

     

    에 섞이는 봄저녁의 어둠발 소주 한 잔에 목

     

    련이 핀다 내일 첫시간 강의는 잠시 잊고 쪼

     

    옥 빨아당기는 금년판 봄을 구성한다 이

     

    것이 꿈인가 생시인가 무실동 원주에서 소초면까지

     

    걸어갔다 봄밤이 그렇게 시켰다 노래 한 곡만 남기고 사라진

     

    가수들이 내게 와서 클래식이 되는 밤 시

     

    인은 몇 살에 죽어야 적당한가

     

    앙리꼬 마샤스의

     

    ‘녹슨 총’을 빌려서 한 방, 저 밤의 속을 향해

     

    한 방, 또 한 방 블루스 탱고

     

    재즈 샹송 트롯 협주곡까지 비벼서 먹는 이

     

    밤이 내게는 별쇄다

     

     

     

     

    —《유심》2012년 1/2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