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쇄본 봄밤
박세현
C도로에서 좌회전, 국민은행 옆에 차 박고, 청명
에 섞이는 봄저녁의 어둠발 소주 한 잔에 목
련이 핀다 내일 첫시간 강의는 잠시 잊고 쪼
옥 빨아당기는 금년판 봄을 구성한다 이
것이 꿈인가 생시인가 무실동 원주에서 소초면까지
걸어갔다 봄밤이 그렇게 시켰다 노래 한 곡만 남기고 사라진
가수들이 내게 와서 클래식이 되는 밤 시
인은 몇 살에 죽어야 적당한가
앙리꼬 마샤스의
‘녹슨 총’을 빌려서 한 방, 저 밤의 속을 향해
한 방, 또 한 방 블루스 탱고
재즈 샹송 트롯 협주곡까지 비벼서 먹는 이
밤이 내게는 별쇄다
—《유심》2012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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