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문
타클라마칸 가는 길,
바람으로 떠돌던 낙타 풀처럼
나무의 우듬지가 흔들리는 것을 보았다.
2011년 11월 20일 정릉 새벽노을
파문 / 김경성
물길 솟는 우물 밑바닥
너무 깊은 곳까지 두레박 던져
물이끼 흔들며 퍼올린 물
마실 수 없다
중심까지 파고드는 일,
얼마나 위험한 일인가
바다 밑에서 퍼져 올라오는
바랜 빛깔
푸른 기억으로 남는 것은
언제나 스치듯 지나가는 풍경이었듯이
어쩌면 눈에 보이는 가까운 곳이
가장 깊은 중심일지도 모르는 일
가만히 퍼올린 우물물,
너의 눈빛처럼
서늘하다
- 시집 『와온』문학의 전당, 2010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