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진은 경복궁에서 2008년 9월 13일에 찍었다.
이런 공연을 찍을 때는 카메라 먼저 들이대면서 무턱대고 찍는 것보다는, 주변을 어슬렁거리면서 어떻게 찍어야만 다른 사진과 차별성이 있는 나만의 사진을 만들 수 있을까, 순간적인 판단을 해야 한다.
마침 공연장 뒤편에 플래카드가 붙어 있는데 그것이 눈에 들어왔다.
플래카드에 인쇄된 사진과 동일한 모습의 사진을 나란히 배치하는 사진, 또 하나는 그 사진과 마주 보는 사진을 찍으면 되겠다고 생각이 들어서 그러한 사진이 나올 수 있는 곳에서 자리를 잡고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사진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의도한대로 만족할만한 사진을 얻었다.
그런데 돌아와서 사진을 보니 놓친 것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줄타는 사람 뒤에 한옥 지붕이 눈에 들어왔다.
분명 그 줄타는 사람은 줄을 타고 있었다.
그러나 내가 의도를 가지고 좀더 자세를 낮추어 찍었다면 줄을 타는 것이 아니라 지붕 끝을 타는 것처럼 찍을 수도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줄을 타는 것이 아니라 지붕을 탄다, 는 것은 얼마나 재미있는 발상인가.
사진만이 할 수 있는 발상의 전환이었던 것을 놓친 것이다.
그래서 아쉬움이 남는 사진이어서 그 때의 상황을 지금도 기억하고 있다.
그런데 프라하님의 블로그에서 줄타는 사람이 줄타기 무형문화재이신 김대균님인 것을 알게 되었다.
나호열 시인의 <김대균의 줄타기>라는 시도 읽을 수 있었다.
그래서 하드디스크에서 사진을 검색하여 사진을 찾아 아쉬웠던 사진을 새삼스레 여기 올려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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