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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람의 궁전
나호열 시인/詩

꽃이 피었다 / 나호열

by 丹野 2011. 9. 18.

   

     

     

    꽃이 피었다 / 나호열

     

     

    바라보면

    기쁘고도 슬픈 꽃이 있다

     

    아직 피어나지 않아 이름조차 없는 꽃

    마음으로 읽고 눈으로 덮어버리는

    한 잎의 향기와 빛깔

    가슴 속 깊은 곳에서 솟구쳐 오르는 향일성 向日性의

    시간의 촛대 위에 담쟁이 넝쿨 같은 촛불을 당기는 일

    내 앞에서 너울대는 춤추는 얼굴

    그 그림자를 오래 지켜보아야 한다는 것이

    기쁘고

     

    또 슬프고

     

     

     

     

     

     

     

     

     

     

     

     

     

     

     

 

 

 

 

 

 

선운사 꽃무릇 / 프라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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