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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람의 궁전
이탈한 자가 문득/풍경 너머의 풍경

도시의 아파트 울타리에 기대어 피어난 쥐똥나무 꽃

by 丹野 2011. 6. 27.

[나무 엽서] 도시의 아파트 울타리에 기대어 피어난 쥐똥나무 꽃

   쥐똥나무 꽃이 예쁘게 활짝 피었습니다. 하얀 꽃 송이를 바라보면 작지만 참 예쁘다 하지 않을 수 없는 꽃입니다. 며칠 전부터 하얀 꽃망울이 올망졸망 올라오더니, 햇살 좋은 곳에 자리한 나무들은 일찌감치 꽃을 피운 뒤에 낙화까지 마쳤습니다. 작은 꽃에서 풍겨나오는 향기가 좋아서, 그냥 지나칠 수 없습니다. 울타리에 심어 키우는 이 쥐똥나무가 좋아서, 아침 산책 길이 마냥 길어집니다. 꽃 향기 앞에 머무르는 산책자처럼 꽃 향기 찾아 날아온 벌들이 붕붕 거립니다. 꽃 송이가 무성해서 하나하나 일일이 헤아리는 데에는 시간이 꽤 걸립니다. 앞으로 며칠 동안은 그래서 이 길을 걷는 걸음걸이가 하냥 느려질 겁니다. 도시의 아파트 울타리가 새삼 좋아집니다.

- 도시의 향기로운 아침 산책 길을 걸으며, 6월 9일 아침에 … 솔숲(http://solsup.com)에서 고규홍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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