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바람의 궁전
나호열 시인/詩

나호열 / 눈물이 시킨 일

by 丹野 2007. 6. 4.

 

 

눈물이 시킨 일 / 나호열

   

 

한 구절씩 읽어가는 경전은 어디에서 끝날까

경전이 끝날 때쯤이면 무엇을 얻을까

하루가 지나면 하루가 지워지고

꿈을 세우면 또 하루를 못 견디게

허물어 버리는,

그러나

저 산을 억 만 년 끄떡없이 세우는 힘

바다를 하염없이 살아 요동치게 하는 힘

경전은 완성이 아니라

생의 시작을 알리는 새벽의 푸르름처럼

언제나 내 머리맡에 놓여져 있다 

나는 다시 경전을 거꾸로 읽기 시작한다

사랑이 내게 시킨 일이다

 

 

- 시집 『 눈물이 시킨 일』 시학시인선 2011

 

 

 

 

 

 

 

 




두번째 달의 얼음연못

'나호열 시인 >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망월사를 오르다가 비를 만났다 / 나호열  (0) 2007.07.29
감포 가는 길   (0) 2007.06.04
  (0) 2007.05.29
公山城에서 / 나호열  (0) 2007.05.29
가슴이 운다 / 나호열  (0) 2007.05.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