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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람의 궁전
나호열 시인/詩

by 丹野 2007. 5. 29.

 

p r a h a 

                                                                                                                                                              

        / 나호열

       

      어두워지기 전에 서둘러 어디로 가야 하는지 
      붉게 타오르는 서녘 노을 속으로 
      새들은 느낌표 같은 몸을 하늘에 새겨두고 사라진다 

      뚝뚝 그 느낌표들은 어둠을 받아 별로 빛나기도 하고 
      아득하게 지상으로 차갑게 낙하하기도 한다 
      흙으로 빚어진 몸은 무너질 때도 아름답다
      아무 것도 남아 있을 것 같지 않은 동토에도
      살아 꿈틀거리는 빛의 양식이 있을거라고
      겨울들판에 내려와 앉는다
      하늘 가득하던 느낌표들이
      지상으로 다가설수록 물음표로
      마치 못이 완강한 그 무엇에
      구부려지듯이
      바람에 나부끼며 휘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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