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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람의 궁전
나호열 시인/詩

가스페를 아십니까? / 나호열

by 丹野 2007. 4. 15.

 

                                                                                                                                 p r a h a  

    가스페를 아십니까?  / 나호열


    하늘을 향해
    그 아무 것도 아닌 허공을 향해
    팔을 내뻗는
    무엇을 움켜쥐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저 주먹을 내뻗는
    플라타나스 가지들을 뎅강뎅겅
    잘라낼 때
    이 도시에는 일기예보보다 먼저
    봄이 시작되는 것이다.
    가스페를 아십니까?
    이 말은 가스페는 어디로 갑니까?
    또는 가스페에 가보았습니까?
    털 깎인 양처럼 우두커니 서 있는
    나무에게 묻는다
    가스페 레스토랑, 가스페 카페, 가스페 모텔,
    가스페 안경점...
    길가에 서 있는 내가 잘못이다
    물어도 대답할 수 없는 가스페
    이 세상의 끝이면서 시작인
    바다를 향하여 세 개의
    하얀 그네가 흔들리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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