言有盡而意無窮 (언유진이의무궁)
말은 다함이 있어도 뜻은 다함이 없다.
겉과 속이 다르다면 그것이 참된 인간이 아니라는 뜻에서 사람이 "아름다운 자질이 있은 뒤에야 文飾을 가할 수 있음과 같은 것이다" 라는 해석이 가능하고, 그림을 그릴 때 흰 물감이 제일 뒤에 온다는 해석은 그림을 그리는 데 먼저 색색의 물감으로 모든 형체를 구현하고 제일 나중에 흰 물감으로 그 형체를 명료하게 드러내어 광채나게 하는 것, 즉 인간의 禮라는 것은 온갖 갖가지 삶의 경험이 이 루어지고 난 후에 최종적으로 그 인격의 완성을 마감한다는 뜻으로도 새겨볼 수 있겠다.
작가나 화가의 순연한 예술혼이 그대로 작문기법이나 회화기법으로 투영되어 드러나는 것 이 가장 좋은데, 만약 둘 중 선후 가치를 잡아야 한다면, 기법 위주 작품보다는 순연한 예술 혼이 우선 먼저라는 뜻으로 받아들이자. 무릇 시에는 별도의 재주가 있으니, 책과는 관계하지 않는다. 시에는 별도의 旨趣(지취-나갈취)가 있어 이치와는 관계하지 않는다. 그러나 책을 많이 읽고 이치를 많이 궁구하지 않으면 지극한 경지에는 도달할 수 없으니, 이른바 이치의 길에 빠지지 않고 말의 통발에 떨어지지 않는 것이 윗길이 된다. 시라는 것은 性情을 읊조리는 것이다. 盛唐의 여러 시인들은 오직 興趣(흥취)에 주안을 두어, 영양이 뿔을 거는 것 같아 자취를 찾을 수 없다. 그런 까닭에 그 묘한 곳은 투철하고 영롱하여 꼬집어 말할 수 없으니, 마치 공중의 소리와 형상 속의 빛깔, 물 속의 달, 거울 속의 형상과 같아서, 말은 다함이 있어도 뜻은 다함이 없다. 言有盡而意無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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