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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람의 궁전
사진과 인문학/꽃살문의 꽃이 되다

사찰 꽃살문 / 날살문과 띠살문

by 丹野 2010. 3. 22.

 

사찰 꽃살문  

 

                                                                                                       날살문-해인사에서 / p r a h a

                                                                                     

 

 

 

 

날살문과 띠살문

 

 

날살문은 문틀 안에 세로로 살을 지른 형태이다.

여러 종류의 문살 가운데 가장 단순하고 원초적인 모습으로 문의 기능에 충실한 구조이다.

또한 이러한 날살 구조는 대부분 창문에 적용된다. 날살을 가진 절집 건물들을 보면 대체로

오래된 것들이 많다. 봉정사 극락전,부석사 조사당과 무량수전, 해인사 대장전,은해사 거조암,

영산전 등 시대가 올라간 건축물에서

한결같이 날살창의 예를 볼 수 있다. 특히 장중하고 단순한 주심포 맞배집이라면

날살창이 더할 나위 없이 잘 어울린다.

은해사 거조암 영산전의 무게 있고 남성적인 건물에 난 날살창은 강렬한 인상을 준다.

영산전에 모신 무수한 나한상들은 작은 날살문을 통해 들어오는 빛의 변화에 따라 시시각각

다른 모습으로 드러난다. 단순한 날살창 하나로 인해 이렇게까지 건물 안팎의 모습이 개성 있게

연출될 수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 그저 이것을 고안해낸 장인에게 찬사를 보낼 뿐이다.

 

 

띠살문은 날살문에 변화를 준 형태이다.

문틀에 상하로 살을 일정한 간격으로 두고 좌우로는 상중하 세 단으로 나누어

가로살의 띠를 두른 것으로, 세로살만 두어을 때의 밋밋함을 가로살의 띠를 두어 보완하였다.

띠살문은 문살 가운데 장식을 절제한 담박한 모습이다.

 

봉정사 대웅전, 부석사 조사당, 송광사 국사전과 하사당에서 그 전형을 살힐 수 있다.

띠살문은 우리 한국인에게 매우 친숙한 문이다. 면의 분할에서 오는 쾌적한 시각적 비례감은

띠살문이 갖는 최고의 예술성이다. 직사각형의 문틀에 길게 내리지른 세로살의 불편합과 피곤함에

세단의 띠를 둘러 편안함과 쾌적함을 얻은 것이다. 방안에 앉아 빛에 비친 띠살문의

세단의 띠를 보면서 우리 선조들은 천지인의 질서와 조화를 보았는지도 모른다.

 

 

송광사 하사당의 날살문과 띠살문

 

송광사 하사당은 띠살문과 날살문을 같이 설계, 배치한 건물이다.

가운데 정연한 띠살문이 있고 그 좌우 방바닥 가까이 날살문을 두었다. 띠살문의 살은 날렵하고

세련되어 여성적이고 날살문의 살은 둔중하고 투박하여 남성적이다. 이러한 문의 배치는

단번에 동양미학이 추구하는 음양의 조화를 고려한 것임을 알려준다.

띠살문은 좌우에 날살문을 끼고서 정확한 대칭을 이루고자 한 듯하다. 그런데 한쪽 날살문이

다른 쪽보다 한 칸이 적다. 만약 정확하게 칸수를 맞춰서 좌우 대칭을 이루었더라면 거기에서 보다

분명하게 엄격함이 느껴졌을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엄정한 좌우 대칭을 깨트리는

대범함을 통해 따스한 인간적인 여유가 느껴진다. 여기에 한국적인 아름다움이 있다.

 

  송광사 하사당의 문은 그것을 짠 목수가 의도한 것이었는지는 모를 일이지만

간단히않은 배려들이 더 담겨 있다.

  직사각형의 긴 띠살문의 면에 가로지른 세 단의 띠 분할도 심상치 않다. 위아래에 있는 띠보다

가운데 것이 한 칸 더 많다. 중앙의 띠를 시각적으로 약간 넓어 보이게 한 것이다.

  만약 위아래의 띠를 중아옵다 한 칸씩 더 두었더라면 답답하게 보였을 가능성이 놓다.

오히려 그보다는 날씬하고 날렵하게 위아래 면을 살리면서 중앙에 눈치 채지 못할 정도로

한 칸의 날을 더 두어서 긴장을 누구러트리고 안정감의 효과를 얻은 것이다.

띠살문 좌우의 날살문을 방바닥에 붙여 배치한 것도 의미가 있다. 좌우 날살문을 벽 위쪽으로

배치하였다면벽면의 무게 중심이 위쪽으로 몰리면서 구성상 불안감을 주엇을 것이다.

그런데 이것을 띠살문 좌우에 낮게 배치함으로써 안정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송광사 하사당 방안에 비쳐진 날살문과 띠살문의음영에서 선미禪美가 느껴진다. (禪 고요할 선)

컴컴한 방안에서 문을 향해 정좌하고 있다고 상상해본다. 빛이 비치는 띠살문과 날살문은

컴컴한 안과 환한 밖 두 공간을 차단하는 장치이다. 방안에 있는 우리 마음의 미명未明은

분명 환한 바깥의 깨달음과 소통하기를 염원할 것이다. 그 가운데 놓인 날살과 띠살의 선은

그 경계이자 그것을 연결하는 불이不二의 선이다. 그 선들은 가장 단순하면서도 가장 극명하며,

선정禪定에 가장 부합되는 선이기도 하다. 문을 통해 들어온 빛은 또한 깔끔한 방바닥에 비쳐

고요한 수면을 형성하다. 방안에 앉아서 보는 그 방바닥에 비친 빛의 그림자는 일렁임 없는

명경지수明鏡止水의 선적禪的경지이다.

 

 

             띠살문- 화엄사에서 / p r a h a

 

 

 

 

 

 

 

자료 출처 / (1) 『사찰 꽃살문 』 솔 출판사 

                사진 /관조 스님  글 / 이내옥

 

               (2)『꽃문 』미술문화

               사진 / 관조 스님  글 / 강순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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