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산 쌍계사 - 솟을모란꽃살문 / p r a h a
사찰 꽃살문(1)
극락의 문, 우리 꽃살문
예술의 최고 경지에는 항상 종교가 자리잡고 있다.
전 세계역사상 예술 중의 예술은 종교예술이었다. 우리의 불교미술 역시 그렇다.
백제금동대항로와 금동반가사유상이 그렇고, 석굴암과 성덕대왕신종이 그러하며,
다보탑. 석가탑 등 무수한 석조물과 고려불화가 그렇다. 예술이란 그 사회의 지배층이 종교와
결합하여 당대의 시대정신을 담아낸 작품을 생산해냄으로써 최고 수준에 다다르는 것이다.
그렇지마 엄밀한 의미로 종교라 할 수 없는 유교를 국교로 삼은 조선에 이르러서는 사뭇 달라진다.
조선에서는 그러한 결합이 이루어지지 못하면서 또 다른 독특한 예술적 분위기를 형성하게 되었다.
조선의 불교는 지배층의 지원에서 점차 소외되어 갔다. 이제 불교가 결합할 수 있는 계층은
민중과 부녀자들이었다. 불교미술도 자연 이들의 취향에 다가가는 것이 되었다.
고려 귀족불교를 배경으로 해서 탄생한 세련되고 수준 높은 차원의 불교미술이 이제 낮은 곳을
지향하게 된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신앙 자체의 격이 낮아진 것은 아니다.
다만 민중과 부녀자의 정서와 취향을 아우르면서 조선의 불교미술이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이러한 성격의 조선 불교미술 가운데 지금까지 무시되어 온 장르가 있는 바,
그 대표적인 것으로 사찰의 꽃살문이 있다. 조선의 불교미술 가운데 꽃살문은
경건은 불교 신앙심이 민중의 마음과 결합되면서 귀족적인 긴장감이 사라지고
소박하며 단순하고 따스한 정감이 서린 아름다움으로 표현되었다.
문살이 발달한 동양에서 우리의 꽃살문은 매우 독특한 성격을 갖는다.
중국의 문살은 지나칠 정도로 과장과 장식성이 풍부한데, 그 화려하고 세련된 모습을 보고
우선 놀라게 되지만 이내 곧 식상해지고 만다. 일본의 문살은 격자의 간결한 의장에
세련된 선미鮮迷를 담고 있지만, 예리하고 엄격하여 신경질적인 면을 가지고 있다.
이에 비해 우리의 꽃살문은 오래 접해도 물리지 않는, 담담하고도 편안한 느낌을 품고 있다.
물리지 않다는 것에는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그 무엇의 미적 장치가 그 속에 숨어 있다는 말이다.
아름다움이란 긴장을 요구한다. 그러나 우리의 꽃살문은 긴장이 필요 없는 편안한 가운데
미적쾌감을 주는, 그런 아주 독특한 미술품이다.
문은 이쪽과 저쪽을 연결하는 장치이다.
이쪽과 저쪼은 벽으로 차단되어 있다. 그 연결 고리로 문이 잇다.
그런데 저쪽에는 신성한 부처와 극락이 있고, 이쪽은 사바의 고통을 안고 사는 중생이 잇다.
중생이 이승의 티끌을 털고 부처의 극락極樂 세계로 들어가는 경계는
그러므로 지극한 환희가 넘쳐흐르는 곳이며 최상의 장엄으로 치장되어야 한다.
이심전심의 방법으로 제자들에게 개달음을전했던 이르바염화시중의 미소도
연꽃을 매개로 하고 있으며, 불교의 최고 경전인 『 법화경』이나 화엄종의 명칭에도
'꽃華'을 사용하였다. 불교에서 꽃은 법法이요. 부처요佛 진리眞理며 극락極樂 이다.
그 꽃과 문이 결합된 사찰의 꽃살문에서 조선사회 비주류들의 소박하고 순수한 심성과 염원을 본다.
자료 출처 / (1) 『사찰 꽃살문 』 솔 출판사
사진 /관조 스님 글 / 이내옥
(2)『꽃문 』미술문화
사진 / 관조 스님 글 / 강순형
『사찰 꽃살문 』 솔 출판사
『꽃문 』미술문화 사진 /관조 스님. 글 / 이내옥 선생님. 강순형 선생님.
『사찰 꽃살문 』『꽃문 』
두권의 책 -자료를 개인 블로그'바람의 궁전'에 올리는 것이,
저작권법에 위반된다면 연락주십시오. 바로 삭제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강화도 보문사 - 빗모란연꽃살문 / p r a h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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