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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람의 궁전
이탈한 자가 문득/풍경 너머의 풍경

블루의 힘Ⅰ_블루의 색채 마케팅 / 오수연

by 丹野 2009. 8. 24.

 

 

 

블루의 힘Ⅰ_블루의 색채 마케팅 / 오수연- 뉴프로뎁 컨설턴트

 

블루로 마음을 움직여라
 
영원한 인기 색, 블루 (오수연 뉴프로뎁 컨설턴트)

요즘처럼 경기가 어려울 때 소비자들의 눈길을 끄는 방법으로는 컬러가 있다. 대다수 소비자들은 검정색, 흰색, 회색 등의 무채색보다 색깔 있는 상품, 즉, 자신이 좋아하는 컬러와 상품을 연결시키려고 한다.

독일의 작가 에바 헬러가 쓴 『색의 유혹』에 따르면 대중들의 호감도가 가장 높으면서 비호감도가 낮은 색상은 단연 블루다. 남성 46%, 여성 44%가 블루를 좋아한다. 반대로 블루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남성 1%, 여성 2%에 불과하다.

블루의 종류는 인디고블루, 울트라마린, 코발트블루, 터키블루, 잉키블루, 딥블루, 스카이블루 등 무려 111가지에 달한다. 미세한 색상 차이에 따라 다양한 이름을 지녔지만 공동의 함의는 분명하다. 블루오션, 파랑새, 청사진, 청운의 꿈 등에서 알 수 있듯이 블루는 밝은 미래, 희망, 평화, 젊음, 이상향 등을 상징한다. 또한 일반적으로 블루는 가장 조용하고 후퇴되어 자기의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색이기도 하다. 차분하면서도 강렬한 인상을 주는 ‘외유내강’의 이미지가 강하다.

반면에 차갑고 고요한 느낌 때문에 슬픔이나 우울함의 인상을 주기도 하는데, 흑인들의 슬픔과 애환을 담은 음악인 블루스는 블루의 이러한 면을 잘 나타내고 있다. 블루를 사용할 때는 모험을 해야 할 경우도 있다. 지나치게 사용하면 개성이 없고 무미건조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소극적이고 지루하며 우울한 색으로 보인다. 또한 기계적이고 논리적으로 보일 수 있기 때문에 개성 있고 독특한 블루를 개발해서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음식의 경우 전체적으로 푸른 기가 돌면 식욕을 떨어뜨리고 파란색 조명 아래서도 마찬가지 결과를 초래한다.

이처럼 컬러는 그 자체만으로도 우리의 감각과 감성을 자극한다. 컬러에 대한 감성은 국가와 민족, 개개인의 경험과 소속된 집단에 따라 차이가 있으며, 하나의 색이 보내는 연상 이미지는 흔히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다양하다. 색이 보내는 미묘한 의미를 구별하고 그것을 판단할 수 있다면 색을 의도대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블루가 보내는 보편성과 다양성뿐 아니라 긍정적, 부정적 메시지를 조화롭게 활용하는 컬러마케팅이 무엇보다 중요하겠다.
 
성공의 컬러, 블루

팍스 로마나 시절 로마제국에서 블루는 가난한 사람들의 색으로 통했다. 왕족과 귀족은 야만적인 게르만족의 푸른 눈을 생각나게 하는 파란색 옷을 입지 않았고, 화가들 또한 흰색·검정·노랑·빨강만으로 그림을 그렸다. 파란색 옷을 입은 사람은 천한 신분이거나 교양 없는 사람, 경박한 야만인쯤으로 여겨졌다.
 
이렇듯 슬픈 운명의 블루를 구원해 준 이는 성모 마리아였다. 죽은 아들을 안고 눈물 흘리는 피에타(Pieta) 상의 성모는 그 슬픔을 나타내고자 죽음과 지옥을 상징하는 푸른색 옷을 입고 있었는데 성모를 숭배하는 사람들이 늘어남에 따라 성모가 입고 있는 옷의 색도 함께 지위가 올라갔다. 성모가 입은 성스러운 컬러를 사제가 입고 왕이 입으면서 야만의 블루는 순식간에 신비함, 근엄함, 성스러움의 의미로 재해석되기 시작했던 것이다.

1837년 가을 뉴욕 259번가에 문을 연 티파니는 바로 그해, 그 유명한 ‘티파니 블루박스’를 디자인했다. 포장 박스와 카탈로그, 브로셔를 신뢰감을 줄 수 있는 블루로 통일했다. 그리고 이후 172년간 자신의 연인에게 특별한 프러포즈를 하기 원했던 남자들은 티파니에서 ‘블루박스’를 구입했다. 자신을 구원해 줄 성모 마리아에게 순결하고 기품 있고 성스럽고 신뢰할 수 있는 선물을 하고 싶었던 것이다.

성스러움과 도덕성을 갖춘 블루는 프로테스탄트의 청부론과 맞아떨어지면서 부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색이 되었다. 2000년이 지난 지금 환골탈태한 블루를 보노라면 빈자의 이미지는 그 흔적조차도 없다. 빈자의 컬러에서 부를 상징하고, 성공을 의미하는 컬러로 이미지 변신한 블루의 컬러 마케팅 작업 역시 활발해지고 있다.

남성 화장품 미래파는 ‘Success Blue(성공을 부르는 파란색)’ 광고를 통해 미래 지향적이고 도회적인 세련미를 전달하며, 성공과 남성의 품격을 느끼도록 했다.
증시의 블루칩, 골프의 블루티, 위스키의 블루라벨처럼 블루는 최고의 이미지를 상징한다. 세계 최고의 요리학교명이자 요리와 관련된 각종 브랜드에서 최고를 의미하는 ‘코르동 블루 (Cordon Bleu, 파란 리본)’의 블루 역시 같은 뜻이다.

블루의 물결은 명품 브랜드들의 2009년 신제품 트렌드에서 뚜렷이 감지된다. 캘빈클라인, 토즈, 셀린느, 엠마누엘 웅가로 등 명품 브랜드들은 S/S 컬렉션에서 블루톤의 원피스와 스커트, 가방, 신발 등을 포인트 패션 아이템으로 내세우고 있다. 과장되지 않은 럭셔리 이미지를 표현하기 위해 블루를 선호하고 있다.
 

내유외강의 컬러, 블루

블루는 불황 속 희망을 안겨 준다는 인식이 강해 2009년 한 해 사회 전반을 주도하는 트렌드 컬러로 떠오르고 있다. 블루는 신뢰의 이미지에다 파란 하늘을 상징하는 희망까지 담겨 있어 불황기 가장 어필하는 색상으로 꼽히고 있다. 기업들도 불경기에 사람들의 신뢰감을 얻기 위해 CI 변경이나 컬러마케팅 등에 블루를 앞세우고 있다. 블루는 계속되는 불경기에 사람들의 시선을 끄는 색임이 분명하다.

삼성을 비롯한 세계 일류 기업의 로고색도 블루가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브랜드 컨설팅체인 인터브랜드가 선정한 ‘2008 글로벌 베스트 브랜드' 100대 기업을 보면, 블루 CI를 채택한 기업은 33개로 가장 많다. 특히 유명 IT(정보기술)기업과 금융회사들은 대부분 블루 컬러를 로고로 활용한 점이 눈에 띈다. 블루의 색감이 전문성, 리더십, 신뢰감, 안정감 등을 느끼게 해 주기 때문이다.
 

최근 기업의 CI(기업 이미지 통합) 변경에서도 블루 컬러가 주류를 이뤘다. 부산은행은 19년 만에 CI를 변경하면서 은행의 상징색을 블루로 선택했다. 금융회사의 최고 덕목인 신뢰와 전문성을 강조하기 위해 블루 컬러를 메인 색상으로 채택한 것이다. 지난 12월 CI를 개편한 한국경제신문의 상징색도 ‘인디고 블루'다.

광고계에서도 광고의 배경화면이나 모델 의상으로 블루가 많이 활용되고 있다. 기업들도 무조건 튀는 컬러를 사용하기보다는 차분한 자세로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는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신중함을 나타내는 블루 계열을 선호한다.

제과업계에서도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블루 마케팅이 확산되면서 청색 계열 포장 제품을 출시했다. 그동안 과자 제품의 포장 색상이 주로 빨강, 노랑, 분홍색 등이었던 점에 비추어 파란색 포장의 출현은 극히 이례적이라고 할 수 있다. 희망을 상징하는 블루를 사용하여 불경기에 따른 침체된 분위기를 전환시켜 소비를 촉진하겠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다음 등 포털 업체들이 메인 페이지 컬러로 블루를 채택하고 있는 것도 블루가 상징하는 ‘자유’와 ‘희망’이 인터넷이 주는 이미지와 잘 어울리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각각의 상황과 이미지 개선을 위해 블루 컬러를 내편에 두고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컬러 마케팅 전략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출처-문화저널 21

http://www.mhj21.com